낙하정 약수터의 현주소
낙하정 약수터의 현주소
  • 조기영
  • 승인 2003.01.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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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 오후 낙하정 약수터. 10여명의 주민들이 추위에 떨며 물을 받기 위해 수도꼭지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4개의 수도꼭지중 두 곳은 사람이 교체되지 않고 있었다.

이유는 한주민이 1.5ℓ음료수병 50여개를 가져와 수도꼭지 2개에서 물을 담고 있기 때문. 이 주민은 주변사람들의 따가운 눈초리는 상관없다는 듯 태연히 물을 채우고 유유히 사라졌다.

참고 있던 주민들은 “날씨도 추운데 공동으로 사용하는 약수터에서 너무한거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주민은 “아예 긴 호수를 가지고와 트럭위의 통에 물을 채우는 경우도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뿐이 아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물통을 세척해오지 않아 약수터에서 수도를 틀어놓은채  통을 씻고, 어떤 사람은 모래를 넣어서 통을 씻느라 약수를 받아 한참을 흔드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수도꼭지에 달아놓은 작은 호수는 하도 자주 빼가버려 이제는 철사로 칭칭 동여메놓았다. 약수터 주변은 쓰레기가 널려 있을때가 많다.

물은 한정된 자원이다. 과다한 사용은 부족함이 뒷따르기 마련이다. 이를 증명하듯 이달들어 강진고에서 사용하는 학생들의 식수가 부족해 약수터는 여러차례 단수조치를 해야했다. 약수터에서 물을 많이 사용하면 고지대에 있는 강진고의 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일부 주민은 언 수도를 녹인다며 수도꼭지에 불을 지펴 약수터 여기저기 탄 종이가 널려 있고 2개의 수도꼭지도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강진고 아래에 위치한 낙하정 약수터는 강진읍 주민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곳이다. 학생들도 자주 지나다녀 공중도덕의 학습장도 되는 곳이다. 이곳이 언제까지 주민들의 공중도덕이 실종된 대표지역으로 남아야 하는 것일까. 낙하정 물을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먹는 사람이라면 뼈저리게 되새겨 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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