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판 장인'의 안타까움
'바둑판 장인'의 안타까움
  • 김철
  • 승인 2003.01.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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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의장등록...가난한 살림으로 제작못해
바둑판을 만드는 기술로 특허청에 의장등록을 한 장인이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제품 생산을 할 수 없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강진읍 동성리에 사는 조길훈(61)씨는 지난7일 3개월의 시간을 들여 정성껏 만든 바둑판을 강진읍 노인복지회관에 기증했다. 가정형편으로 재료비를 구하기가 힘들어진 조씨는 작품에 대한 미련을 접은채 몇 개 남지않는 바둑판중에서 하나를 기증한 것이다.

조씨가 가장 좋아하는 바둑판 만드는일을 못하게 된 것은 부인 양순자(56)씨가 5일시장에서 보청기를 끼고 채소행상으로 벌어오는 얼마되지 않는 돈으로는 100여만원이 넘는 바둑판재료를 구입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조씨가 바둑판을 처음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 91년부터이다. 40여년전부터 목수일을 했던 조씨는 90년 교통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쳐 4번의 수술을 마친후 불편한 몸으로 현장에서 직접 일하기가 힘들어 집에서 만들 수 있는 바둑판에 힘을 쏟았다.

가난하던 살림에 대수술은 생활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고 조씨는 주변의 도움으로 평소 거래가 있던 광주의 한 제재소에서 외송나무를 잘라 재료를 구입할 수 있었다. 조씨는 먼저 외송나무의 균열을 방지하기위해 3~4일 삶은 다음 한달가량 연기를 이용해 서서히 건조시켰다. 원판에 바둑판 모양을 그려넣고 밑판을 끌로 구멍을 파내서 대나무뿌리로 다리를 만드는데 대략 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완성된 조씨의 바둑판은 바둑판위에 홈이 있어 따로 바둑돌을 담을 필요가 없고 다리가 대나무로 만들어져 있어 독특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조씨는 “몇점의 작품이 만들어져 있지만 판로가 없어 판매가 힘들다”며 “몸도 차츰 좋아져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바둑판 만드는 일에만 전념하고 싶다”고 밝혔다. 연락처:018-290-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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