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이 천심인것을
민심이 천심인것을
  • 강진신문 기자
  • 승인 2002.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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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목사(작천교회)
어느덧 2002년이 저물어 간다.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할 시점에 와 있다.

12월 25일은 세계인의 명절로 자리잡은 성탄절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여 참되고 복된 세상을 살게 하려는 하나님의 사랑이 담긴 최고의 선물이다. 성탄절은 높고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이 낮고 천한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것을 기리는 날이다. 아기 예수는 유대 땅 작은 고을인 베들레헴에서 가장 낮은 자리인 마굿간의 한 구석, 구유에서 첫 울음을 터트리셨다. 아기 예수의 오심으로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가 선포된 것이다.

성탄은 죽음에서 생명으로, 다툼에서 화해로, 불신에서 신뢰로, 증오에서 사랑으로, 분열에서 일치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깊고 크신 뜻이 담겨 있다. 특별히 한반도 남녘 땅을 지키며 오순도순 정겹게 살아가는 강진군민에게 성탄절에 나타난 하나님의 은총이 크게 입혀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빌어 본다.

성탄의 기쁨을 더하게 하려고 그랬을까. 새 시대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뽑는 대통령선거는 참으로 벅찬 감격과 값진 교훈을 남겼다. 이번 대선은 그야말로 새로운 선거혁명이었다. 선거 막판에 터진 지지철회라는 악재로 공든 탑이 무너져버리는 듯한 충격과 허탈감에 빠졌었다.놀랜 가슴을 안고 하늘을 쳐다보고 먼 산을 바라보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이 이렇게도 힘든 일 일까 되 뇌이지 않을 수 없었다.

역사를 옛날로 돌이켜서는 안 된다는 민중들의 염원을 하늘이 버리는 것인가. 투표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그렇게도 무거웠던 것은 필자 혼자만 겪는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위기의식은 오히려 확실한 선택을 견인하는 촉매가 되었다. 숱한 도전과 역경에도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정도를 걸어왔다고 평가받는 후보가 국민에게 선택된 것이다. 정도를 걷는 자는 결국 인생에서 성공하게 된다는 평범하지만 참으로 값진 역사적 교훈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대선을 통해 새삼스럽게 느낀 것은 '민심이 천심'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이었다. 아무리 인위적으로 민심의 흐름을 왜곡하고 변질시키려 할 지라도 이 시대의 병폐를 꿰뚫어 보고 있는 민중들의 양심마저 흐리게 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바로 여기에 위대한 민중의 승리가 있다. 바로 이러한 민심이 하늘을 움직여 거꾸로 가려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로 세우게 된 것이라고 믿는다.

금년은 선거의 해였다.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치루었다.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각종 선거는 축제라기 보다는 갈등과 불화와 앙금, 불신을 가져오는 거북스런(?) 국가 대사가 되고 말았다. 선거는 상대가 있는 이상 경쟁을 해야 한다. 이 경쟁은 매우 치열한 양상을 띠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선의의 경쟁이 아닌 승부에 집착한 경쟁은 서로에게 깊은 상처와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후유증을 가져온다. 선의의 경쟁이란 말이 무색케 되어버린 경우가 지난 지방선거에도 수 없이 나타났다. 부끄러운 일이다. 후세 사람들의 평가를 두려워해야 한다. 아니 민심을 거스르는 용감함(?)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이제 불신과 갈등의 시대를 극복하고 신뢰와 화해의 새해를 맞이할 채비를 서두르자. 민심을 거스르는 것은 하늘 뜻을 저버리는 것이요 그것은 결국 자신과 지역과 국가에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민심이 곧 천심'인 것을 잊지 않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지혜가 아니겠는가. 저 만치에 아기 예수 오심을 축하하는 성탄 트리에서 어둠을 밝히며 희망을 수놓는 아름다운 빛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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